KOREA BUILD MAGAZINE
코리아빌드 매거진
대한민국 건설·건축·인테리어의 현재와 미래를 담는 코리아빌드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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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 몸에 가장 가까운 재료다. 옷이 되어 몸을 감싸고, 이불과 보자기가 되어 살림을 덮는다. 색동저고리와 조각보, 수 놓인 베갯모처럼 천을 물들이고 짜고 수놓는 일은 오래 이어진 손끝의 기술이었다. 그래서 곱게 물든 천 한 조각은 자연스레 옛 살림의 결을 불러온다.
이번 다섯 브랜드는 천을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다룬다. 실을 물들여 색동을 짜고, 그 천에 오방색을 수놓고, 단청 무늬를 패턴으로 옮기고, 얇은 노방에 그림을 새긴다. 한 곳이 천을 짜면 다른 곳이 그 천에 무늬를 얹는 식이다. 가장 오래된 천이 아직 이 땅에서 짜이고, 그 위에 오늘의 무늬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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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북어를 문에 걸어 액운을 막던 풍습이 있다. 그린플레어는 그 액막이 북어를 손바닥만 한 자수 소품으로 되살렸다. 앞면은 오방색 자수, 뒷면은 색동 천으로 짓고 무병장수를 뜻하는 명주실 리본을 달았다. 자석을 넣어 냉장고나 현관에 붙일 수 있다. 신라 기와의 미소를 딴 안경집은 경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우수문화상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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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르는 무늬에서 시작한다. 한국 전통에서 딴 패턴을 직접 그려 제품에 입히는 브랜드다. 대표 패턴인 구름꽃은 단청에서 왔다. 이 무늬를 얹은 대표 물건이 복 시리즈 가방이다. 전통 복주머니를 파우치와 미니백, 백팩으로 옮기고 양단과 자카드, 가죽 위에 패턴을 앉혔다. 향을 넣은 노리개는 쓰고 난 뒤에도 열쇠고리나 장식으로 우리 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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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록은 실과 천을 예술의 재료로 다룬다. 전통 문양과 색을 러그와 이불, 쿠션, 패브릭 오브제로 옮기는 섬유예술 브랜드다. 바닥에 까는 러그 한 장에도 옛 색감을 눌러 담아, 쓰임과 감상을 함께 노린다. 개인의 집을 넘어 호텔과 전시 공간의 스타일링으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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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비치는 얇은 천에 수를 놓으면 그림자까지 무늬가 된다. 디자인 아틀리에 이감각의 선물 브랜드 복복복이 만드는 노방 자수 포스터다. 노방은 비칠 만큼 얇은 실크라, 여기에 수놓은 길상 동식물이 빛을 받으면 벽에 다채로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조선 사람들이 새해에 서로의 복을 빌며 나누던 세화를 오늘의 자수로 옮긴 것이다. 결혼이나 돌잔치, 한국을 소개하는 선물로도 제격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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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을 짜는 공장이 한국에 하나 남았다. 충남 공주에 있는 디안이다. 실을 먼저 물들인 뒤 짜는 선염 방식으로 마흔 해 동안 색동을 만들어 왔다. 색동은 고려 때부터 아이 옷에 쓰이던 천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의 하나로 꼽힌다.
디안의 천은 공장 밖으로 널리 퍼진다. 색동 원단이 필요한 가구·침대·홈스타일링 브랜드는 자연히 이 공장을 찾고, 그만큼 곳곳에 디안의 천이 들어가 있다. 앞서 소개한 브랜드들이 천에 무늬를 얹고 수를 놓았다면, 디안은 그 천을 처음부터 짜는 자리에 있다. 색동이라는 소재가 이 땅에서 끊기지 않는 것도 이런 공장이 남은 덕분이다.
"가장 오래된 것을 만들고, 가장 새로운 것을 제안한다."
— 디안
천을 처음부터 짜는 손이 남아 있는 한, 그 위에 새 무늬가 앉을 자리도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