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ILD MAGAZINE
코리아빌드 매거진
대한민국 건설·건축·인테리어의 현재와 미래를 담는 코리아빌드 매거진.
분야별 최신 트렌드부터 주목할 브랜드, 전문가 인사이트까지 산업의 모든 이야기를 전합니다.
나무는 우리네 살림살이와 가장 밀접한 재료다. 공예품으로 만들어져 감상을 위한 오브제가 되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구, 식기, 마감의 원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쓰고 만져온 나무의 감각을 기억하기에, 나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전통을 연상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네 브랜드는 같은 나무를 두고 다르게 가공하거나 디자인한 곳들이다. 나무를 다루는 방식도 기법도 현대에 들어서 다양해졌지만, 그럼에도 전통적인 가공법이 아직도 유효한 소재가 나무다. 표면에 자개를 박아 빛을 새기고, 먹을 칠해 나뭇결을 지우고, 속을 파내 전기 없이 소리를 울리고, 끝내 아무것도 더하지 않는다. 이 네 가지 손길은 전통을 대하는 네 가지 태도이기도 하다. 옛 무늬를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나무를 다루는 기술 자체를 오늘의 물건으로 옮겼다. 새로운 헤리티지의 탄생이다.
01



검다. 오늑의 가구는 나뭇결까지 먹빛으로 덮는다. 이름부터 '온흑(穩黑)', 먹빛을 머금은 고요한 흑색이라는 뜻이다. 기와와 벼루, 수묵화에서 그 검은색을 가져왔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공정이 칠이다. 공장 도장으로는 원하는 깊이가 나오지 않아 먹색을 손으로 여러 번 올린다. 공간디자인 스튜디오와 목공 금메달리스트가 함께 차린 브랜드답게, 형태보다 마감에서 승부를 본다. 기와와 처마를 딴 B라인, 벼루와 먹을 닮은 K라인을 지나, 이번 전시에는 검은 목재에 반투명 아크릴과 식물을 들인 L라인을 내놓는다.
"전통에 대한 존중과 현대적 재해석이 오늑의 핵심이다."
— 윤경식 소장
02


어떤 나무는 깎을수록 매력을 잃는다. 스탠드아웃은 그래서 덜 깎는다. 자연목이 원래 지닌 곡선과 옹이를 남겨, 같은 모양이 둘도 없는 오브제를 만든다.
화분을 받치는 미니스툴 엘리펀트, 벽에 거는 옷걸이 패럿, 손바닥만 한 오브제 체스트넛과 폭스테일이 그렇게 나온다. 규격을 맞추는 대신 나무가 생긴 대로 둔 물건들이다.
03


서랍을 여닫을 때마다 자개가 빛을 문다. 일렁일렁의 월화수(月華樹) 머릿장에는 조선 궁중 그림 일월오봉도가 들어앉아 있다. 다섯 봉우리 위로 뜨던 해와 달을, 이 브랜드는 초승달과 별로 바꿔 자개로 새겼다.
가구의 골조는 한옥에서 가져온다. 대들보와 도리, 서까래가 맞물리는 짜임을 서랍장 안에 옮기고, 그 위에 반투명 아크릴과 스테인리스를 얹는다. 오래된 구조에 낯선 소재가 포개진다. 머릿장에서 삼층장, 사방탁자로 연작이 이어진다.
04

전원을 꽂지 않은 스피커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스마트폰을 나무 몸통에 얹으면, 안쪽에 파낸 빈 공간이 그 작은 소리를 울려 키운다. 배터리도 전선도 없는 올림스피커의 원리다. 여기에 전자식 블루투스 스피커가 더해져 제품군을 이룬다.
올앤올은 이 나무 몸통에 자개를 박는다. 나전을 입힌 스피커와 우드화병 앞에서는 소리 내는 물건과 들여다보는 공예품의 경계가 흐려진다. 올림스피커는 리조트 그룹 아난티의 편집숍에 놓였고, 무대음향 시연 무대에도 올랐다. 원목 소품도 음향 기기의 자리에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증거다.
네 브랜드가 나무를 대하는 방식은 저마다 달랐지만, 하나같이 전통을 오늘 쓰는 물건으로 옮겨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