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ILD MAGAZINE

코리아빌드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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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바닥에서 시작된 선이 벽과 가구로 이어질 때
구정마루의 뉴 라인업 — 톤업엣지·오브월·레이어스
에디터 김태형, 정사은 자료 구정마루
바닥에서 시작된 선이 벽과 가구로 이어질 때

마루는 오랫동안 바닥에 까는 것이었다. 나무의 무늬와 발에 닿는 감촉, 관리의 편의 — 마루를 고르는 기준은 대체로 바닥 안에서 끝났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소비자의 눈이 올라가면서, 바닥과 벽과 가구가 따로 노는 공간보다 하나로 이어져 보이는 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경계가 도드라지지 않고 면과 면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마감, 이른바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이다. 한 장의 큰 돌을 통째로 깔거나 고운 도장 처리로 이음매 없는 면을 만드는 식으로, 이런 연속감은 오랫동안 값비싼 재료와 숙련된 시공이 있어야만 가능한 영역이었다.

그 연속감을 마루 회사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구정마루가 오는 코리아빌드에서 선보이는 세 가지 — 타일마루의 측면을 다듬는 톤업엣지, 바닥과 폭을 맞춘 벽장재 오브월, 마루 색을 다른 면으로 고스란히 옮기는 인테리어 필름 레이어스 — 는 저마다 다른 자리에 놓이지만 하는 일은 하나다. 면과 면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현장의 솜씨가 아니라 제품 안에 넣었다.

세 제품이 하는 하나의 일

구정마루는 이번에 내놓는 제품들을 묶어 '심리스 디자인'이라 부른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바닥·벽·도어·몰딩·필름이 톤과 질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공간 제안 방식이다. 바꾸어 말하면, 공간을 이루는 여러 면의 이음매를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음매를 지우면 공간은 넓고 정돈돼 보인다. 면이 잘게 나뉠수록 시선이 자주 끊기고, 경계가 사라질수록 공간은 한 덩어리로 읽힌다. 우리가 고급감이라 부르는 인상의 상당 부분이 이 디테일에서 온다. 문제는 그 이음매를 지우는 일이 대개 현장의 몫이었다는 데 있다. 큰 판을 쓰고, 줄눈을 최소화하고, 재료의 색을 맞추는 일은 재료값과 시공 난도가 높기로 악명높다.

구정마루가 택한 방향은 그 반대에 가깝다. 이음매를 지우는 처리를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 미리 넣어, 현장에서 특별한 기교 없이도 연속된 면을 얻도록 하는 것. 이번 세 제품은 그 방향을 바닥과 벽, 그리고 나머지 면에서 각각 보여준다.

바닥의 틈을 지운다 — 톤업엣지

타일 형태의 마루를 깔면 판과 판 사이에 가는 틈이 남는다. 위에서 보면 바닥 색이지만, 틈으로 비쳐보이는 판의 옆면은 대개 속살 그대로여서 색이 다르다. 그 미세한 색 차이가 곳곳에 있으면, 결국 바닥은 여러 조각을 이어 붙인 것처럼 보인다.

톤업엣지(Tone-Up Edge)는 그 옆면을 표면과 어울리는 색으로 마감하는 공정이다. 마루 측면에 표면과 비슷한 색을 입혀, 틈 사이로 보이는 색 차이를 줄이고 조각의 경계를 흐린다. 줄눈을 채우는 타일 메지와는 다르다. 틈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틈 안쪽의 색을 맞추는 쪽이다. 덕분에 밝은 화이트나 베이지 계열에서는 경계가 한결 단정해 보이고, 어두운 색에서는 조각을 나누는 선의 대비가 누그러진다.

톤업엣지 스페이스그레이 — 어두운 색 타일마루
톤업엣지 모로칸크림 — 밝은 크림 계열 타일마루

톤업엣지는 원래 구정마루의 대리석마루 '마뷸러스 젠(MARBULOUS ZEN)'에 선택사양으로 얹던 디테일이었다. 이번에는 후속 라인인 '마뷸러스 엘(MARBULOUS L)'에 기본사양으로 올라간다. 있으면 좋은 옵션에서 처음부터 들어가는 사양으로 바뀌며 더 많은 소비자와 만나는 셈이다.

바닥의 선을 벽으로 끌어올린다 — 오브월

바닥의 이음매를 지웠다면, 다음은 바닥과 벽이 만나는 자리다. 대개 이 자리에서 공간은 한 번 끊긴다. 바닥재의 줄과 벽 마감의 줄이 서로 무관하게 놓이기 때문이다.

벽장재 오브월(OVE WALL)은 그 줄을 맞춘다. 핵심은 폭이다. 오브월 패널의 폭이 마뷸러스 마루의 폭과 같아, 바닥에 그어진 줄눈의 선이 벽으로 그대로 올라간다. 두 배 넓은 오브월 패널도 있어, 마뷸러스 마루 두 장과도 조응할 수 있다. 마루를 벽까지 말아 올린 것처럼, 바닥과 벽이 하나의 격자 위에 놓이는 것이다. 패널은 한쪽의 돌출부와 다른 쪽의 홈이 맞물리는 방식(T&G)으로 이어져, 결합부 간격이 0.6mm까지 좁혀진다. 벽에서도 이음매를 최대한 지우려는 설계다.

구정마루 오브월 젠틀판타지 — 대리석 질감 벽장재

표면은 돌의 질감을 옮긴 대리석 계열이다. 젠틀 판타지, 모로칸 크림, 웜 브리즈 세 패턴이 각각 어울리는 마루 색과 짝을 이루도록 정리돼 있어, 바닥에서 고른 톤을 벽에서 이어 가기 쉽다. 구정마루의 디자인 총괄이 오브월을 두고 "단일 제품보다 마루·필름·몰딩과의 조합으로 봐 달라"고 귀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제품의 값어치는 벽 하나에 있지 않고, 바닥과 이어질 때 드러난다.

톤을 면에서 면으로 옮긴다 — 레이어스

바닥과 벽의 결을 맞췄어도, 도어와 가구와 몰딩이 제각각이면 공간은 다시금 파편화된다. 이 마지막 간극을 메우는 것이 인테리어 필름이다.

레이어스(LAYERS)는 구정마루의 마루 색과 어울리거나 같은 톤으로 쓸 수 있게 정리한 필름 라인업이다. 바닥에서 시작된 색을 도어, 가구, 벽면, 몰딩으로 옮겨 공간 전체의 톤을 하나로 묶기 위해 태어났다. 솔리드·우드·스톤 계열로 스무 종가량이 준비됐고, 같은 디자인의 몰딩도 뒤이어 나올 예정이다.

구정마루 레이어스 웜브리즈 인테리어 필름

필름은 시공의 완성도가 품질을 좌우한다. 붙일 때 기포가 남으면 아무리 좋은 색도 어설퍼 보인다. 레이어스는 기포를 빼기 쉬운 에어리스 접착 방식을 써서 제작됐다. 현장에서 작업자가 매끄럽게 면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마루를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필름이라는 얇은 면으로 옮겨와 만든 제품이다.

색과 질감을 통제하면, 공간의 품위가 올라간다

세 제품을 나란히 놓으면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바닥재, 벽장재, 필름으로 종류는 다르지만 모두 '표면'을 다루는 일이라는 점이다. 톤업엣지는 마루 측면에 색을 입히고, 오브월은 보드 위에 돌의 질감을 코팅하며, 레이어스는 필름에 마루의 색과 결을 옮긴다. 세 제품 모두 어떤 면에 어떤 색과 질감을 어떻게 앉히느냐의 문제다.

그 일은 구정마루가 오래 해온 것이다. 회사는 1988년 건축자재 유통으로 시작해 1998년부터 마루를 직접 만들어 왔다. 목재를 고르고, 붙이고, 코팅하고, 가공하는 마루 제조의 전 과정을 다루며 강마루·타일마루·천연마루·원목마루로 이백 종에 가까운 제품을 운영해 왔다. 표면의 색과 질감을 원하는 대로 앉히는 기술은 그 축적의 한가운데 있다.

그렇게 보면 벽장재와 필름은 갑작스러운 외도라기보다, 바닥재에서 다지던 기술을 다른 면으로 넓힌 결과에 가깝다. 새 제품의 성능을 가늠할 근거도 여기에 있다. 낯선 분야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잘하던 일의 대상을 바닥에서 벽과 가구로 옮긴 것이기 때문이다.

경계가 사라진 다음

이음매 없는 공간은 얼마 전까지 큰 재료와 품 많은 시공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구정마루의 세 제품은 그 연속감을 제품 안으로 옮겨, 특별한 기교 없이도 바닥에서 벽으로, 벽에서 다른 면으로 톤이 이어지게 한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그 눈높이에 답하는 방법도 재료에서 제품으로 내려오는 셈이다.

바닥에 까는 것에서 출발한 마루가, 이제 벽을 오르고 가구로 번진다. 그 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오는 코리아빌드에서 세 제품을 한자리에 놓고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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