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ILD MAGAZINE

코리아빌드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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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외피를 '설비'로 다시 본다면
벽 한 겹이 에너지를 통제한다, 인테그라디앤씨
에디터 강동엽, 정사은 자료 인테그라디앤씨
외피를 '설비'로 다시 본다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은 '외부와의 차단'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서 갈린다. 외피란 건물을 감싸는 바깥 껍질, 곧 벽과 창과 지붕이다. 그런데 공사 현장에서는 골조 위에 단열재는 단열재대로, 창호는 창호대로, 외피는 외피대로 따로 붙는다. 이 과정을 통합해 한 번에 붙일 수는 없을까. 2018년 문을 연 ㈜인테그라디앤씨(Integra D&C)의 IUES(Incremental Unitary Envelope System), 곧 '모두월즈'가 그 물음에서 출발했다.

마감재가 아니다. 설비다

기존의 외장재나 커튼월은 마감과 채광, 단열 같은 개별 기능에 초점을 맞춰 왔다. 각각의 단열 성능과 구조 계산을 따로 해 하나로 합치는 식이다. 공종이 나뉜 만큼 인건비와 자재비, 운영비도 공종마다 중복으로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 건축사이자 친환경 건축 인증 전문가(NCARB·LEED AP)인 고배원 대표는 이 문제를 깊이 들여다봤다. 기존 외피 솔루션이 마감·채광·단열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는 외피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봤다. 한 겹의 벽이 에너지를 만들고, 아끼고, 환기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모두 갖춘다면 — 그것도 공장에서 만들어 와 붙이기만 하면 되는 모듈이라면? 그가 모듈형 스마트 융복합 외피 시스템을 개발한 배경이다.

모두를 위한 모듈러월, 모두월즈

이 제품은 단열재와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로이 삼중유리 창호, 공기열을 활용한 히트펌프와 열회수 환기장치, 실내 환경 제어 컨트롤러를 하나의 모듈에 담았다. 공장에서 제작한 벽체를 현장에서 설치·조립하면 된다. 결과는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을 넘어선다 — 외벽이 에너지를 만들고 다루는 설비가 된 것이다.

IUES 모듈 구성 다이어그램

IUES 모듈 구성. 단열·태양광·삼중유리·히트펌프·열회수 환기·실내환경 제어가 하나의 외피로 통합된다.

자료 · 인테그라디앤씨

실제 외벽 시공 사례에서는 태양광 발전효율 15% 개선, 냉방 성능계수(COP) 3.4 수준이 확인됐다. 에너지는 32% 적게 쓰면서 비용은 30%가량 줄이는 제로에너지 해법으로 자리 잡았다.

32%↓
연간 에너지 수요
실증 소개 기준
30%↓
에너지 비용
실증 소개 기준
15%+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효율
공개 사양
3.4
냉방 성능계수(COP)
공개 사양

에너지도 절약하고 비용도 아끼는, 이로운 건축

대형 건설사는 늘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의 압박을 받는다. 호반건설이 주최하는 호반혁신기술공모전에서 이 둘을 동시에 푸는 인테그라디앤씨의 솔루션이 호평을 받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회사는 공모전을 통해 대형 건설사의 관점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공정과 유지관리 모델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었다. 원가 구조와 협력사 체계처럼 실제 현장에서 부딪히는 세밀한 공종까지 점검했고, 공간에 머무는 사용자의 후기를 듣고 제품을 발전시키는 계기도 얻었다.

더 나아가 지구 환경을 위한 건축에도 한몫한다. 기후위기는 공정 하나, 소재 하나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대응이 더딜 수밖에 없다. 제로에너지·저탄소 건설이라는 전 세계의 흐름에 혁신적 해법이 더 많이 필요한 때다. 기존의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조립해 낸 인테그라디앤씨처럼 말이다.

인터뷰
인테그라디앤씨 고배원 대표

고배원

㈜인테그라디앤씨 대표

미국 건축 시장에서 친환경 건축의 기술과 제도를 익힌 건축 전문가다. 미국 건축사 자격(NCARB)과 친환경 건축 인증(LEED AP·WELL AP)을 갖췄고, 제로에너지건축·그린리모델링·모듈형 외피·건설 탄소관리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이끈다. 외장·창호·설비가 따로 움직이던 현장을 보며 '외피를 하나로 통합하면 건축의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해 인테그라디앤씨를 세웠다.

integradnc.com →

외피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결정적인 관찰이 있었나요.

제로에너지건축을 논의하는 현장에서, 외장과 창호, 설비, 환기, 태양광이 각각 다른 공정과 책임 범위로 분리되어 움직이는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건물의 에너지 성능은 결국 외피에서 크게 결정되는데, 정작 외피는 마감재나 창호 중심으로만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통합해 현장에서 설치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면 건축의 탄소중립 속도를 앞당길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건설 현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술이 좋다"는 설명만으로는 현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은 안전, 공기, 하자, 법규, 유지관리 책임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 레퍼런스와 검증 절차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IUES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산업부 R&D, 산학연 공동 개발, 테스트베드 검증, 실제 외벽 시공 사례를 거치며 성능과 시공성을 함께 증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신축과 리모델링 중 어디에서 더 큰 기회를 보십니까.

두 시장 모두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린리모델링에서 더 큰 기회를 봅니다. 신축은 설계 초기부터 외피와 설비를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후 공공건축물과 학교, 공동주택은 이미 에너지 성능 개선 압력이 커졌고 공사 기간 제약도 큽니다. IUES는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빠르게 설치하는 방식이라, 기존 외피를 빠르고 쉽게 대체하면서 에너지 성능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리모델링처럼 방학 안에 공사를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에서는 공기 단축과 민원 저감, 에너지 성능 개선을 동시에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건설·건축 분야 창업을 고민하는 후배에게 한마디 한다면.

건설·건축 창업은 "불편한 기능"보다 "현장이 책임질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법규, 공정, 하자, 유지관리까지 함께 풀 준비가 되어 있다면 분명히 도전할 만한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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