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구조의 주방이어도 사용자의 편의 혹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용하는 가구의 재료, 하드웨어, 구성품 등이 달라진다. 달라지는 공간, 주방 인테리어 요소 선택에 관한 이야기.

올해 CES를 통해 선보인 소니의 스마트홈 스피커 LSPX-S2. 캔들 홀더 같은 모양새지만, 실은 감성을 자극하는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이다.

다양한 소재를 적용한 주방. 주방은 삶의 조건과 취향을 반영하는 중심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디자인투톤스튜디오 시공. ⓒ리빙센스

삶의 조건이나 시대, 문화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진 주방의 역사.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사용성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오늘까지. 어쨌거나 주방은 언제나 우리 생활의 중심이자, 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지난 해 밀라노 가구 박람회와 파리, 국내 디자인, 건축 페어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주방소재에 관한 동향은 두 가지였다. 자연의 그것과 똑같은 모양에 안정성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신소재들의 발전’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 그대로를 집 안팎에 적용하는 ‘자연스러운 삶’이다. 첨예하게 다른 두 극에서 온 트렌드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한 선택지들이 늘어났다는 뜻.

당신의 선택 : 소재
상판의 소재가 주방을 바꾼다

주방 소재에 관한 트렌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아마 주방 상판일 것이다. ‘인테리어 스톤’, ‘인조대리석’, ‘강화 천연대리석’ 등으로 불리는 신소재가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나무, 돌, 금속을 사용한 오리지널 소재 상판 역시 사랑받고 있기 때문. 주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재이자, 사용도가 높아 가장 신경써야 하는 주방 상판의 소재는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까사미아 씨랩 키친이 출시한 원목 소재 주방 상판. 취향에 맞게 참나무, 편백나무, 월넛 중 고를 수도 있다.

목재부터 콘크리트까지, 주방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자연소재 상판

주방 상판으로 사용되는 ‘오리지널’ 즉 자연소재들은 대개 나무, 돌, 금속 등으로 나뉜다. 생겨난 역사가 그대로 보이도록 결이 있고, 뭔가를 묻히면 묻고, 세월이 가면 가는대로 변한다. 관리성의 단점에도 천연소재로 주방을 마감하려는 이들의 목소리는 꽤 높다. 최근의 ‘쿡방’ 열풍은 스테인리스 상판과 목재 상판, 콘크리트 상판이 주방에 나만의 스타일을 더하는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으니까.

원목 주방상판을 적용한 케이스. (좌)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 시공. ⓒ리빙센스

원래 이런 목소리엔 브랜드들이 가장 빨리 움직인다. 최근 까사미아 씨랩 키친은 변형과 갈라짐을 막은 기술을 적용한 원목 상판을 출시하기도 했다. 백조씽크에서는 ‘프리미엄 주방 인테리어’를 표방하는 스테인리스 상판을 내놨다. 스테인리스 장인이 수작업으로 작업할 뿐 아니라 상판과 사각 씽크 볼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청소도 용이하도록 제작한 것.

안정성과 편의성, 디자인까지 고려한 신소재 대리석 상판

신소재 면에서는 인조대리석이 단연 각광 받는 중이다. ‘인테리어 스톤’, ‘강화대리석’, ‘엔지니어드 스톤’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이 소재는 천연대리석의 단점을 보완한 건축마감재다. 수분 흡수율이 낮아 오염과 세균 번식을 방지할 수 있고, 이음매 없는 가공도 가능한 것이 특징.

대리석 상판은 다양한 벽면 마감재와 잘 어울린다. (주)더지음건축 시공. ⓒ리빙센스

우드 소재와 함께 사용된 인조대리석 상판 ⓒ비하우스

인조대리석 상판으로 주방 전체의 톤앤 무드를 정돈했다. ⓒ비하우스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가격대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주방상판으로 인식된 만큼 인기가 높다. 현대L&C의 경우 천연 대리석보다 강도와 내구성이 높은 엔지니어드 스톤을, LG하우시스에서는 천연소재로 마감한 하이막스를 다채로운 질감과 컬러로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다양화 한 바 있다.

당신의 선택 : 사용성
주방의 디테일을 결정하는 싱크볼과 수전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의 8할이 개수대 주변에서 일어난다. 음식 재료를 씻고, 그릇에 무언가를 옮겨 담고, 식사 후 정리까지. 그래서 개수대 앞은 주방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가장 빨리 알아차리는 공간. 이 곳의 터줏대감인 싱크볼과 수전은 한층 위생적이고 편리한 방식으로 바뀌어야했다. 다양한 제품 선택권으로 나타나는 개수대의 변화도 흥미롭다.

천일에서 출시한 프리미엄 싱크볼. 스테인리스 소재의 슬라이딩 커버를 배치해 표면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더 깊고 견고하게, 형태와 소재가 다양해진 싱크볼

기존 국내에서 쓰이던 싱크볼은 상대적으로 깊이가 낮고 배수구 청소가 어렵다는 근본적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옷을 적셔 곤란한 일은 빈번했다. 다행히 싱크볼의 형태는 한층 편리하게 변하고 있다. 최근 백조씽크에서 출시하고 있는 싱크들은 기존의 것보다 깊이를 더 해 물 튐을 적게하고, 배수구 내부 청소를 간편하게하는 ‘원터치 후크 배수구’를 적용해 사용성을 높였다. 소재 면에서도 발전은 계속 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표면에 흡집이 생기도록 코팅을 강화할 뿐 아니라, 강화유리와 스테인리스를 결합한 슬라이딩 커버를 매치해 표면을 도마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시장에 등장 했다.

백조에서 출시한 주방 싱크볼은 기존의 싱크볼 보다 깊이가 깊고 면적이 넓어 주방일을 할 때 한 층 편리하다.

내구성과 효율성의 디테일, 주방 수전

한샘이 수입하는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수전인 파포니, 직구 열풍을 불러일으킨 독일의 한스그로헤까지. 똑같은 싱크대에 수전 하나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디자인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도금이 벗겨져 부식될 일 없는 고급 스테인리스 소재와 잔 고장 없는 내구성, 물과 에너지 절약 기능이 있는 효율성까지. 수전은 주방의 사용성과 디자인을 완성하는 중요한 옵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내 수전 브랜드 역시 디자인과 효율성을 생각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어 선택은 폭이 한 층 넓어지는 중.

다로스의 싱크수전 'Kitchen faucet'

스테인리스 소재 상판에 같은 소재의 싱크볼과 수전을 배치해 깨끗한 느낌을 더한 주방. 디자인투톤스튜디오 시공. ⓒ리빙센스

(왼쪽부터)파포니의 입수전 LIGHT, 다로스의 탑볼형 원홀세면수전 ‘Basin faucet’

주방 기술과 디자인은 이렇게 한 층 다양해졌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할 수 있는 한 층 더 섬세한 선택지를 받아든 셈. 소재와 디자인, 형태와 사용성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내일의 주방을 기대해본다.